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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킹

마카롱에 대해 알아보기

by 박광식지식백과 2023. 4. 19.

축하연이나 이벤트에서 파스텔 색감의 둥그렇고 앙증맞은 과자를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바로 마카롱이라고 하는 과자인데요. 작고 둥그런 모양이 예뻐서 먹기 아까운 느낌이 들 정도인 이 과자는 단순히 프랑스 디저트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지만, 사실 마카롱은 이탈리아어인 마케로네(maccerone)와 마카로니(macaroni)를 어원으로 한 마카레(macare)*란 단어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알고 보면 이탈리아와도 관계가 깊은 디저트지만 그런 사실은 의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오늘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마카롱의 역사나 구조, 맛있게 먹는 법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마카레(macare)는 '두드리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동사입니다.

 

macaron

마카롱이란?

마카롱머랭*, 아몬드 가루, 설탕, 그리고 식용색소로 만든 동그란 크러스트 사이에 크림을 넣어 만든 것으로 여러 종류의 크림이나 잼을 사용하여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페이스트리 과자를 말합니다.

 

마카롱은 그 종류도 많고 만드는 공정도 꽤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쿠키와 다르게 마카롱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곱게 간 아몬드 가루를 사용하며, 설탕도 고운 입자의 슈가 파우더를 사용해 만듭니다. 머랭에 아몬드 가루와 설탕을 넣어 반죽을 만들고 짤주머니로 짜서 동그란 모양을 만든 다음 오븐에 구워 만드는데, 완성도 있는 마카롱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먼저 위아래의 크러스트 크기모양이 같아야 하고 다음으로는 표면이 살짝 둥글게 부풀면서 매끈하고 윤기가 있어야 하고, 또 둥근 테두리를 따라 레이스와 같은 잔주름이 잘 잡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마카롱은 언뜻 보면 크기도 별로 크지 않고 작아서 만들기 어려울 것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제대로 만들기가 상당히 어렵고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머랭(meringue) 은 달걀 흰자와 설탕을 섞어 만든 고소하고 부드러운 크림 형태의 요리 재료로 주로 베이킹이나 디저트 제조에 사용되며, 다양한 디저트의 크림이나 소스, 쿠키, 케이크 등에 사용됩니다.

 

 

마카롱의 유래 및 역사

마카롱은 현재는 프랑스의 대표 과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기원은 이탈리아에 있습니다. 마카롱의 주재료인 아몬드가루가 15세기 중반에 이탈리아에서 개발되었는데, 마카롱의 어원이나 주재료로 볼 때 이탈리아에서 먼저 만들어졌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1653년에 출간된 요리책 르 파티시에 프랑수아(Le Patissier Frangois)에서 처음으로 마카롱이 언급되었으며 이후 점차 다양한 요리책에 등장하다가 19세기에는 파리를 소개하는 책자에 마카롱을 파는 노점상들이 담긴 거리 풍경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도 비교적 비싼 디저트나 과자로 인식되는 마카롱은 예전에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류층이 즐겼던 디저트로 알려져 있는데요. 마카롱은 아몬드가루를 사용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재료비가 비싸다는 특징이 있으며 그런 이유에서인지 마카롱의 유래를 살펴보면 당대 유럽 최고 부자 가문인 메디치 가문이 자주 언급되곤 합니다.

 

1533년에 이탈리아 피렌체의 카트린 드 메디치가 프랑스 국왕 앙리 2세와 결혼할 때 준비한 혼수품에도 마카롱이 포함되어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데, 이탈리아의 요리와 제빵 기술이 프랑스에 도입되었을 때 마카롱의 레시피도 이런 교류 등을 통해 프랑스에 전해졌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수녀들의 마카롱

그러나 현재의 마카롱과는 다르게 당시의 마카롱은 아몬드가루와 머랭으로 만들어진 과자로, 색깔이나 맛의 다양성이 없었습니다. 형태도 단순한 샌드위치 형태가 아니라 머랭에 아몬드가루를 넣고 구운 단순한 형태로 현재의 마카롱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고 디저트보다는 음식의 일종으로 여겨졌습니다.

 

1790년대부터 프랑스에서는 낭시, 랭스, 아미앵 등 여러 도시에서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의 마카롱이 생산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마카롱의 종류가 다양화되기 시작했고,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을 거치며 마카롱의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친 일이 있었습니다.

 

혁명 이후에 들어선 혁명정부는 종교단체의 재산을 몰수하고 세금면제 혜택도 없었기 때문에 많은 교회나 수도원이 문을 닫거나 궁핍한 생활에 내몰리게 되는데 이에 마카롱으로 잘 알려진 낭시 지방의 수녀원 출신의 마르게리트와 마리 엘리자베스 수녀가 생계를 위해 마카롱을 구워 팔기 시작했고, 이 마카롱은 맛이 좋아 유명해져서 수녀의 마카롱 (Macarons des Sœurs)이라 불리며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더욱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프랑스 낭시 지역에 가면 Maison des Soeurs Macarons*이라고 하는 가게에서 오래전 수녀들이 만들던 방식의 마카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Macarons des Soeurs Macarons를 우리말로 풀이하자면 '수녀들의 마카롱 가게'라는 뜻으로 프랑스 낭시 지역의 유명한 마카롱 가게의 이름입니다.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마카롱

그러다가 오늘날처럼 크러스트 사이에 필링을 채운 형태의 마카롱은 1862년 파리에서 개업한 '라뒤레'라는 찻집을 겸한 페이스트리 가게에서 처음으로 나왔는데, 이후 지역에 따라 단맛의 정도나 크기, 모양, 식감 등에 차이가 생겨 다양한 마카롱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를테면 낭시 지방의 마카롱은 달콤한 크림 필링을 사용하고 랭스 지방의 마카롱은 약간의 산미와 쫄깃한 식감이 특징적인 것처럼 지역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의 마카롱이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macaron

마카롱의 구조 알아보기

코크(Coque)

코크는 아몬드 파우더와 슈가 파우더, 계란 흰자로 만들어지는 마카롱의 쉘 부분을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입 안에 넣었을 때 바삭하게 부서지며 속은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으며 '껍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에(Pied)

피에는 마카롱 쉘의 바닥 부분의 주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마카롱을 건조하고 굽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쉘의 윗면이 적절하게 건조된 상태에서 오븐의 열기를 받았을 때 팽창된 안쪽의 반죽이 건조된 껍질을 뚫지 못하면서 껍질보다 약한 바닥면으로 반죽이 부풀어 오르게 됩니다. 이때 부풀어 오르는 코크의 바닥 부분에 주름이 생기는데 이 부분을 '피에'라고 부릅니다. '다리',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링(Filling)

필링은 마카롱 쉘과 쉘 사이에 샌드되는 크림(Cream)을 말합니다. 버터크림, 가나슈 등 다양한 크림의 사용이 가능하고 어떤 크림을 샌드하느냐에 따라 마카롱의 전체적인 맛과 향이 결정됩니다. 파리지앵의 마카롱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샌드되는 크림에 따라 마카롱에 다양한 개성과 맛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마카롱을 맛있게 먹는 법

마카롱은 그냥 먹어도 물론 맛이 있지만 좀 더 맛있게 즐기는 팁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먼저 마카롱을 만든 직후에 바로 먹지 않고 냉장고에서 2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입니다. (마카롱을 사왔을 경우에는 대략 한나절 정도 냉장고에 넣어두면 좋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코크와 필링이 서로 어우러질 수 있는 숙성 시간을 주게 되고 필링이 가진 수분이 코크에 적절하게 스며들게 되어 필링과 부드러워진 코크가 한데 어우러지는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냉장 보관했던 마카롱이 너무 차갑다고 느껴질 경우 실온에 잠시 두었다가 먹는 것이 좋은데, 마카롱은 실온에 두게 되면 빠른 숙성이 이루어질 수 있고 필링도 물러질 위험이 있으므로 가급적이면 빠르게 먹는 것이 좋습니다. 번거롭지만 마카롱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보세요.

마카롱을 보관하는 법

마카롱은 일반적으로는 냉장고에 보관을 하면 되지만 좀 더 오래 보관해서 먹고 싶은 경우에는 냉동 보관을 해야 합니다. 마카롱 전문점에서는 만든 직후 밀봉해 급속 냉동시키는 방법으로 신선도를 최대로 유지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급속냉동이 어려운 가정용 냉동고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문점의 보관 상태보다는 조금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가정에서의 냉동 보관으로도 한 달 정도 보관이 가능하며 필요한 양만큼 그때그때 꺼내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냉동고에서 보관한 마카롱을 해동할 때에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고로 옮겨서 서서히 해동시키는 것이 좋으며, 냉장고에서의 마카롱을 보관하는 경우엔 냉동했을 때 보다 훨씬 짧은 기간인 3일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마카롱은 항상 밀봉된 상태로 보관해야 하며 공기 중에 그대로 방치할 경우 수분이 날아가 퍼석한 마카롱이 될 수 있으므로 보관할 때와 해동할 때에 항상 밀폐 용기에 담아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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