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자와 아메리카 피자의 차이 (1)

오늘날 피자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입니다. 피자는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으로 특별한 도구도 필요 없이 손으로 들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고 포만감도 느낄 수 있으며, 맛까지 좋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요즘엔 어디서나 편리하게 배달도 가능하기 때문에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더더욱 피자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르는데요. 오늘은 그런 피자에 얽힌 역사와 이탈리아 피자와 아메리카 피자의 차이점 등 피자의 얽힌 이야기에 대해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피자란?

피자는 파스타와 함께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밀가루 반죽을 원반 모양으로 잘 펴고 위에 토마토 소스를 바른 다음, 그 위에 버섯, 햄, 양파, 페퍼로니 등의 토핑을 얹어 모차렐라 치즈로 듬뿍 덮은 후 오븐에 구운 빵입니다. 토마토 소스 계열 피자가 일반적이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닭고기나 스테이크를 토핑 하기도 하고 고구마를 얹어서 단맛을 가미시킨다거나 도우 끝에 치즈가 들어가는 등, 여러 가지 변형이 많이 있습니다. 피자는 직접 오븐에 구운 것 외에도 마트에서 파는 냉동 피자를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에서 구워 먹거나 배달로도 즐길 수 있습니다.

피자의 기원

피자의 정확한 기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탈리아의 빵인 포카치아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풍부한 해산물을 재료로 쓰는 남부 이탈리아의 나폴리 지역에서 빵에 다양한 토핑을 얹고 구워서 먹었던 것이 피자의 원형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피자의 원래 모습엔 지금처럼 토마토 소스가 없었다고 하는데요. 토마토는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를 발견하면서 유럽에 들어왔는데, 그 당시 유럽인들은 낯선 먹거리에 대한 선입견으로 토마토를 이상한 채소라고 의심하여 터부시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18세기가 되어서야 토마토가 피자나 스파게티에 쓰이기 시작했고 그래서 오늘날의 피자는 빨간 토마토 소스가 올라간 것입니다.

 

*토마토는 유럽에 처음 들어왔을 때 빨간색이 아니라 노란색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황금 사과’라고 불리다가 그 후에 개량을 통해 빨갛고 예쁜 토마토가 되었는데요. 오히려 너무 빨갛고 예쁜 외형으로 인해 토마토에 독성이 있으며 최음제 효과가 있다는 선입견이 생기게 되었고 종교적인 금욕주의가 지배적이던 당시 시대 배경상 토마토는 음식으로 취급받기 어려웠습니다.

 

피자는 처음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먹던 길거리 음식이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당시 토마토가 싸고 인기 없었기 때문에 피자에 사용되었는데, 이후 토마토의 맛과 영양이 제대로 알려지면서 피자에도 토마토 소스를 바르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19세기에 나폴리에서 시작된 피쩨리아라는 피자집이 크게 성공하면서 피자는 이탈리아 전역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습니다. 본래 이탈리아 피자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식 피자에 비해 작은 편이고 토핑이 간소하게 올려지는 경향이 있는데 예부터 이탈리아에서 피자는 한 명이 간단한 식사로 즐기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피자의 다양한 종류

피자는 나라별로 다양한 종류와 저마다의 특징이 있지만 오늘은 피자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식 피자와 전 세계로 유명한 미국식 피자의 종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탈리아식 피자

 

1. 나폴리 피자

피자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나폴리에서는 재료의 순수한 맛을 살리는 나폴리식 피자가 유명합니다. 나폴리 피자의 대표적인 종류로는 피자 마리나라와 피자 마르게리타가 있는데요. 그중 피자 마리나라는 피자 도우, 소스, 앤초비, 마늘, 오레가노 가루, 올리브유와 같은 간단한 재료로만 만들어진 피자로 치즈가 들어가지 않는 피자입니다.

 

나폴리에서는 타공질의 베수비오 화산석이 많아서 내열 벽돌을 만들기 쉬웠고, 이 벽돌로 쌓은 나폴리식 화덕에서 400도 정도의 고온으로 1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피자를 구워내는 것이 나폴리 피자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분 함량이 높은 반죽을 빨리 구워내기 때문에 피자가 촉촉하고 쫄깃하며, 나폴리 화덕은 나무 장작을 한쪽 구석에 태우고 그 옆에서 피자를 구워내는데, 내부의 온도가 고르지 않아서 피자가 익는 속도가 다릅니다. 그래서 피자를 주문하고 만드는 사람(피자이올로)과 화덕을 관리하고 굽는 사람(포르나리오)으로 업무가 나눠져 있어 작은 가게에서는 한 사람이 두 가지 업무를 겸하기도 하지만, 나폴리에서는 대부분 분업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완성된 나폴리 피자는 빨간색, 초록색, 흰색이 어우러져 마치 이탈리아의 국기와도 같아 보이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2. 로마식 피자

로마식 피자는 중북부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피자로 나폴리식보다 전통적으로 얇은 크러스트에 치즈는 적게 한 반면, 소스를 많이 바르고 재료를 다양하고 풍부하게 해서 만든 피자입니다. 로마식 피자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우리가 아는 둥그런 모양의 익숙한 원형 피자이고, 하나는 직사각형 모양의 피자입니다. 이 직사각형 모양의 피자 스타일은 보통의 피자 가게나 좌식 레스토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고 특정한 로마의 몇몇 피자 가게나 가판대에서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피자는 피자 알 메트로 (Al Metro)라고도 하는데, 이는 '미터 단위로 측정된 피자'라는 뜻입니다. 또 다른 말로는 피자 알 탈리오 (Al Taglio)라고도 하며 '잘라낸 피자'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이름이 붙었을까요? 긴 직사각형 모양의 로마식 피자는 다른 스타일의 피자처럼 균일한 크기로 자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만큼씩만 자르고 그에 따라 가격을 정합니다. 그래서 미터나 자르다라는 의미의 단어가 피자 명칭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60센티미터 정도 되는 피자를 먹었어도 피자 한 조각 밖에 안 먹었다고도 할 수 있는 재밌는 피자입니다.

 

 

3. 시칠리아 피자

시칠리아 섬에는 이탈리아 본토와는 다른 피자 문화가 있습니다. 피자 가게가 아니라 빵집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스핀치오네(sfincione)가 그것입니다. '두꺼운 스펀지'라는 뜻으로 이전부터 있던 포카치아*라는 효모 빵에서 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칠리아 피자는 사각형 모양의 깊은 접시 모양의 피자로 유명한데요. 시칠리아 피자의 독특한 점은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하지 않고 양 우유로 만든 카초카발로(Caciocavallo)나 토마(Toma) 같은 치즈가 주로 쓰인다는 점입니다. 이는 시칠리아 지역이 양이나 염소 우유를 많이 생산하는 지역으로 특산품이 음식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핀치오네는 일 년 내내 즐겨 먹지만 종종 새해나 산 지오반니(San Giovanni) 축제 기간 동안 특별히 먹기도 합니다. 마치 빵과도 같은 비주얼의 스핀치오네는 크러스트가 가벼우면서 약간 스펀지 같고 바닥면의 바삭한 식감이 조화를 잘 이루어 그 독특함이 이탈리아 전역에서도 특색 있는 전통 피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 포카치아(Focaccia)는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빵으로 가벼운 질감의 플랫브레드의 일종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아메리카 피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이탈리아 피자와 아메리카 피자의 차이 (2)

이탈리아 피자와 아메리카 피자의 차이 (2)